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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철문 - 단풍나무 길에 서서시(詩)/시(詩) 2019. 8. 22. 13:35
꽃잎이 사선을 그리며 떨어지고 있다
신록의 단풍잎 사이에서 와서
신록의 단풍잎 속으로 떨어지고 있다
사선을 그리며
유성우(流星雨)가 떨어지고 있다
궁창(穹蒼) 속으로 사라지고 있다
흙이었으며
흙으로 돌아가고 있다
꽃이었으며
꽃으로 돌아갔었다고 해도 좋다
햇살이
신록의 단풍나무숲을 투과하고 있다
사선을 그리며 사라지고 있다
사라지는
어느 한순간도 잡을 수가 없다
지금이
사라지고 있다
궁창으로부터 궁창으로 사라지고 있다
폭우처럼 사라지고 있다
가슴으로부터 가슴으로 사라지고 있다
궁창(穹蒼) : 푸른 하늘
(그림 : 김성실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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