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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철문 - 아내의 잠시(詩)/시(詩) 2019. 8. 22. 13:31
누가 뭐라 하는 것도 아닌데
아내는
모로 누워 잠을 잔다
웅크려 잠든
아내의 잠은 혼곤하다
잠든 아내와 함께
아내의 피로도
함께 누워 쉬고 있다
나의 삶도 저렇게 누워서
아내의 눈앞에
쓰러져 잠들 때가 있을 것이다
아마도 우리가 함께하는 것은
그런 까닭일 것이다
이 혼곤함을
혼자 감당할 수 없다는 것을
우리가 아는 까닭일 것이다
아내의 아버지와
어머니의
사랑과 원망도
저기 저렇게 누워 있다
몇만년의 유전이
저기 저렇게 함께 누워 있다
아마도
우리가 사랑하는 것은
그런 까닭일 것이다(그림 : 최정주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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