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지웅 - 목련야구단시(詩)/박지웅 2019. 8. 19. 11:02
봄은 언제나 홈런이다
담장 밖으로 넘어가니까
목련의 외야에 떨어진
하얀 공을 주워들고
팬들은 덩달아 두 팔 치켜들고
집으로 달려간다
홈런이다!
그러니 저것은 꽃이 아니다
나무에 피어난 꽃은 정말
정말, 꽃이 아니다
나무배트 바깥으로 넘어간 하얀 공이다
가끔 불운이 따랐고
실책에 이어 실점도 했지만
보아라, 봄은 전력이 막강한 팀이다
봄은 집념이 강한 팀이다
9회말 투아웃에 목련은 온다
한 번도 봄이 목련을 포기하는 것을 본 적 없다
타자 목련이 들어서면
경기는 반드시 뒤집힌다
목련은 언제나 홈런이다(그림 : 임갑재 화백)
'시(詩) > 박지웅'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박지웅 - 슬픔은 혀가 없다 (0) 2022.07.15 박지웅 - 찬밥 (0) 2021.10.16 박지웅 - 포옹 (0) 2019.08.19 박지웅 - 국자별 창고 (0) 2019.03.05 박지웅 - 칼춤 (0) 2018.07.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