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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선희 - 첩첩 사라진,
    시(詩)/시(詩) 2019. 8. 15. 19:46

     

    지리산이 왜 지리산인 줄 아니?

    지리산은 지리하고

    지리산은 지루하고

    지리산은 지다랗게 펼쳐져 있어

    옛날이야기 하고 또 하는 지리산

    하고 싶은 말이 너무 많아

    입이 튀어나온 지리산

    지리산에 유난히 봉우리가 많은 것은

    하고 싶은 말이 많은데 하지 않아서

    튀어나온 입들이야

    지나간 이야기하면 뭐하니?

    너무 많은 것을 봐버려

    눈을 감아버린 지리산

    속속들이 이야기들이 숨어있어

    비밀이 많은 지리산

    지리산을 안다고 하는 사람은

    지리산을 잘 모르는 사람

    구름으로 커튼을 치고

    오늘은 팔뚝만 보여주고

    내일은 다리만 조금 보여주는 지리산

    지리산이 왜 지리산인 줄 아니?

    이야기 너무 좋아하지 마

    이야기도 너무 많이 먹으면

    영물이 된다는 것,

    지리산 첩첩

    사라진 이야기를 아니?

    (그림 : 최성명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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