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선희 - 첩첩 사라진,

 

지리산이 왜 지리산인 줄 아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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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은 지리하고

지리산은 지루하고

지리산은 지다랗게 펼쳐져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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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이야기 하고 또 하는 지리산

하고 싶은 말이 너무 많아

입이 튀어나온 지리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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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에 유난히 봉우리가 많은 것은

하고 싶은 말이 많은데 하지 않아서

튀어나온 입들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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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간 이야기하면 뭐하니?

너무 많은 것을 봐버려

눈을 감아버린 지리산

속속들이 이야기들이 숨어있어

비밀이 많은 지리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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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을 안다고 하는 사람은

지리산을 잘 모르는 사람

구름으로 커튼을 치고

오늘은 팔뚝만 보여주고

내일은 다리만 조금 보여주는 지리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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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이 왜 지리산인 줄 아니?

이야기 너무 좋아하지 마

이야기도 너무 많이 먹으면

영물이 된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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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첩첩

사라진 이야기를 아니?

(그림 : 최성명 화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