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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철 - 천 송이 꽃에도 나비는 외로우니시(詩)/이기철 2019. 8. 7. 12:59
유구를 아느냐 운문산이 물으면 비슬산 구절초가 나 대신 대답한다
이 산 기슭에도 나려선국(羅麗鮮國) 이 치차처럼 차례로지나갔으니
돌아보면 만 리 길 노을은 붉고 지금은 오산천(川)에 좋이 씻은 진흙 신
내 본시 소엽도 후강도 못 익혀 율려 없는 시 한 줄 구름에 띄우며
굴참나무 잎그늘 아래 놀러오는 청령호접이나 기다리리
낙산에 해 저물면 밤이슬은 차고 홑이불 끌어 덮는 수잠은여려 바람이 부쳐 오는 편지는 수 십 타래
천 송이 꽃에도 나비는 외롭고
성근 울바자 아래 맨드라미만 붉어
연지새 싸라기로 울면 엉클어진 생각은 갈래갈래
수백 결 머리칼만 만지고 떠난 해그늘일모(日暮) 스무 해유구 : 아득하게 오래된
나려선국(羅麗鮮國) : 신라 고려 조선 대한민국
치차(齒次) : 나이의 순서
소엽 : 고악곡의 형식
후강(後腔) : 국악 형식에서 세 마디로 나눌 때, 맨 나중 가락의 마디.고악곡의 형식
청령호접(蜻蛉 胡蝶 ) : 잠자리, 호랑나비
일모(日暮) : 날이 저묾
(그림 : 노숙자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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