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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창환 - 구기자술시(詩)/배창환 2019. 7. 18. 13:39
쪼맨할 땐 그게 그건지 잘 몰랐습니다
참말입니다
고 바알간 놈이
대처로 살길 찾아 떠난 순철이네 빈 집
무너진 돌담 돌아가던 것이
내 서른 고개 넘어서야 우리 아파트
녹슨 철창 타고 건너와 구시렁구시렁 쏟아지며
아버지 제삿날만 되면
뼈마디 자근자근 밝혀드는 구기자일 줄이야
고놈 똑똑 따다가
대추까지 섞어서
쐬주 쏟아부으면 기막힙디다
쫄깃쫄깃 은근슬쩍 입안에 착 달라붙는 것이
요거야말로 피같은 술맛 아닐는지요
돌아가신 아버지 대문 차고 먼저 와
다 잡숫고 취하신 줄도 모르고
어머닌 자꾸만 네 아버지 몰래 먹어두라며
퍼주고 또 퍼주고 하시지만요
(그림 : 박양예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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