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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내 이름을 불러주지 않지만
척박한 땅일수록
더욱 깊게 뿌리 내리고
살아 있어도
죽어 있는 목숨처럼
고개 접고 떨다가
뽑히고 밟힐 때마다
푸른 울음 토해본다
한 때는 너처럼
화려한 모반도 꿈꾸어 보았지만
흔들어 반겨줄 기폭 하나 없기에
모진 맘 다져 먹고
시멘트 돌 자갈밭 가리지 아니하고
틈새마다 비집고 들어앉아
빌붙어 살았지만
번듯한 집 한 채 전세 내어 사는 날
질경이 노란 꽃 몇 점으로
다시 피어나리라
(그림 : 김영신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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