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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태준 - 초여름의 노래시(詩)/문태준 2019. 6. 13. 23:59
오늘은 만물이 초여름 속에 있다
초여름의 미풍이 지나간다
햇살은 초여름을 나눠준다
나는 셔츠 차림으로 미풍을 따라간다
미풍은 수양버들에게 가서 그녀를 웃게 한다
미풍은 풀밭의 염소에게 가서 그녀를 웃게 한다
살구나무 아래엔 노랗고 신 초여름이 몇 알 떨어져 있고
작은 연못은 고요한 수면처럼 눈을 감고 초여름을 음미한다
초여름은 변성기의 소년처럼 자란다
하늘은 나무의 그늘을 펼치고
하늘은 잠자리의 날개를 펼친다
잠자리는 산 쪽으로 날아간다
나는 잠자리의 리듬을 또 따라간다
초여름 속에서 너의 이름을 부르니
너는 메아리가 되어
점점 깊어지는 내 골짜기에 산다
(그림 : 이영철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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