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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태준 - 작심(作心)시(詩)/문태준 2020. 5. 13. 22:13
모든 약속은 보름 동안만 지키기로 했네
보름이 지나면
나뭇가지에 앉은 새가 다른 데를 보듯 나는 나의
약속을 외면할 거야
나의 삶을 대질심문하는 일도 보름이면 족해
보름이 지나면
이스트로 부풀린 빵 같은 나의 질문들을 거두어 갈거야
그러면 당신은 사라지는 약속의 뒷등을 보겠지
하지만, 보름은 아주 아주 충분한 시간
보름은 나를 당신을 부드럽게 설명하는 시간
그리곤 서서히 말들이 우리들을 이별할 거야
달이 한 번 사라지는 속도로
그렇게 오래
(그림 : 이영철 화백)
Kenny G - The Promi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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