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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영란 - 꽃 달림시(詩)/시(詩) 2019. 6. 6. 13:32
꽃 달림이 좋으면
벌통을 놓아야지
막 흰색 쪽으로 피어나는 향기와
수정이 잘 되어서 노르스름하게
떨어지는 아주 작은 열매들 사이에서
하루의 모서리는 아까워 아까워하며 진다네
사람은 지면 별로 태어난다는데
꽃은 져서 열매가 되네
따뜻한 바람이 밭을 돌아 나오면
서러운 건 저리 밀어두고
그래! 사랑
망설이지 말자
채밀된 귤꽃 꿀
챙 넓은 모자 안에 받쳐 담고
설레며 달려가 고백하고픈 한낮
꽃 달림이 좋으면 어디 가서든
벌 한 통 분봉해 와야지(그림 : 김선순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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