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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왕노 - 너를 부르려고 온 세상시(詩)/김왕노 2019. 5. 30. 19:32
처음엔 자유를 불러봤다. 자유가 오지 않았다.
청춘을 불렀다. 청춘은 왔으나 시원찮았다.
꽃을 불렀다. 꽃은 부르는 것이 아니라 찾아가는 것이었다.
하늘을 불렀으나 하늘은 쳐다보는 것, 은하수, 낮달, 별, 구름, 비행기는 올려다보는 것이었다.
바다는 찾아가는 것, 강물은 멀리서 훔쳐보는 것,
사랑은 부르지도 찾아가지도 못한 채 엉거주춤 기다리는 것,
그리움은 수천 수만 그루 심어 놓고 그리움이 바람에 물결 칠 때 함께 물결치는 것,
민주는 꿈으로만 있는 것, 그러면 너는 뭐냐.
너는 내가 불러야 할 사람, 너를 부르려고 이 한 번의 세상에 왔다.
너를 부르려고 온 세상이다
(그림 : 이영철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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