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해 우리는
서로의 섣부름이었습니다
같은 음식을 먹고
함께 마주하던 졸음이었습니다
남들이 하고 사는 일들은
우리도 다 하고 살겠다는 다짐이었습니다
발을 툭툭 건드리던 발이었다가
화음도 없는 노래를 부르는 입이었다가
고개를 돌려 마르지 않은
새 녘을 바라보는 기대였다가
잠에 든 것도 잊고
다시 눈을 감는 선잠이었습니다
(그림 : 장용길 화백)
'시(詩) > 시(詩)' 카테고리의 다른 글
김장호 - 소금이 온다 (0) 2019.05.25 박준 - 이름으로 가득한 (0) 2019.05.25 박준 - 종암동 (0) 2019.05.25 류병구 - 무심천 (0) 2019.05.25 최문자 - 해바라기 (0) 2019.05.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