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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인 - 월정에서시(詩)/김명인 2019. 5. 18. 22:18
가까이 우체국이 있고 바다가 활짝 펼쳐젔으니
네게 옆서나 한 장 띄워볼까,
우체국 유리문을 밀치려다 만다
아득히 넓어 너는 비경처럼 가뭇한데
저 거리를 옆서 한 장으로 메울 수 있겠니?
산굼부리는 구름을 물어 비딱하고
일체를 조섭하느라 뒤늦게 온 동풍이
먼 데 풍력을 슬그머니 건드린다
마음은 돌까 말까 망설이는 풍경에 거두어지니
노을이여, 우리 사이엔 오래전의 물결
너는 잦아도 그만인 날개 같고
나는 한사코 으르렁거리는 파도로 내달리니
안부란 미끄덩 청태 낀 바위의 세목일 뿐
누구 탓이라니, 시간이라면 네가 더 누려야지
(그림 : 김애란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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