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움직이고 있다 아직 살아 있다니
아직은
무덤덤한 표정을 유지할 수 있지
퍽 강한 사람이군요, 하는 말을 들을 때면
안심이 돼 그럴 때면
표정을 더 덤덤하게 담담하게
다리를 움직여 길을 걷고
팔을 움직여 밥을 먹어
한번쯤 이 팔로 누군가를 껴안을 수도 있다지만
그렇지만
움직이는 일을 멈추지 않는 것
그런 게 중요하지
낮이나 밤이나 잠든 척 자세를 가다듬는 새벽이나
숨 쉬고 있는 것
괜찮아? 물으면
괜찮아 답하기 위해
아직 살아 있기 위해
아무도 내가 몇시인 줄을 모른다(그림 : 이석주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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