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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영 - 당신의 책시(詩)/시(詩) 2019. 5. 10. 11:55
책을 사랑합니다
그것만이 당신의 유일한 취미
당신이 외로운 건
책을 닮았기 때문입니다
책이 웃게 할 방법을 찾아 당신은 매일 골몰합니다
매일매일 책을 방문합니다
스스로 보호자가 되기를 마다하지 않습니다
그렇게 한 시절이 늙어버렸습니다
책과 함께 늙어버렸습니다
간혹 당신은 책의 내용보다 더 명확해져서
긴 각주를 달곤 했습니다
그것은 생애를 예감한 현자의 탄식처럼
오래 기억될 것이지만
외로움도 늙는다는 걸
당신이 터득하게 된 이후에 대해
책이 각진 이유에 대해
의문을 품은 적이 한두 번이 아니지만
그렇다고 둥근 책이
은혜로운 것은 아니었습니다
당신은 언제나
당신 생애의 내용보다 명확했으니,
이제 또 다른 세계에서 늙어가는 일만 남았습니다
(그림 : 장경국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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