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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동덕 - 유랑의 날들시(詩)/시(詩) 2019. 4. 23. 09:04
홀로 걷는 오솔길은 나를 돌아보는 거울이다
자아를 찾아 떠나는 유랑의 길
이 길 끝에는 세상 밖의 문을 여는 열쇠가 있다
걸어가는 동안 나는 자문자답 거듭하며
스무고개 넘어가는 스승이며 제자이다
나는 풍경을 사랑하는 떠돌이
느긋하게 흘러가는 강물을 끌어안고
내가 누구인지 어디로 가는지 질문을 토한다
쏟아낸 문장 속에 갇힌 비루한 속내가
강물에 씻겨 떠내려가고
산마루 길모퉁이
뻐꾸기가 신생아처럼 울어대고 있다
바람과 구름만이 해답을 아는 유랑의 날들
나는 내 안의 거울을 들여다보며
꼬부라진 길을 빠져나와 별을 삼킨다
땀으로 얼룩진 기도를 중얼거리며
주막을 찾아 터벅터벅 걷는다
질문과 해답이 한 몸인 길 끝에 깃발을 꽂고(그림 : 안기호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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