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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란다 유리창이 다 닫혀있으면
집에 아무도 없는 거다
편지꽂이에 편지가
그대로 꽂혀 있으면
아직 아무도 안 들어온 거다
현관문에 피자집 광고지가
그대로 붙어 있으면
정말로 없는 거다
그래도 혹시나
벨을 눌러 본다
아무런 기척이 없다
혼자서 현관문을 딸깍, 열면
집안에 있던 냄새들이
와락,
안긴다
냄새만 안고 있어도
따뜻하다
(그림 : 장용길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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