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향집에 가면
어미는 칼부터 든다
칼이 첫인사다
칼은 첫 문장이다
도마에 떨어지는 칼 소리
저 음질들을 맞추어 읽는다
부부의 물을 베던 칼
부엌에서 할짝할짝 울던 칼
나를 먹이고 키우던 칼
먼 길 돌아온 내 등을 토닥토닥 두드리는 칼
어미는 날 앉히고
칼춤을 춘다
(그림 : 방정아 화백)
'시(詩) > 박지웅'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박지웅 - 포옹 (0) 2019.08.19 박지웅 - 국자별 창고 (0) 2019.03.05 박지웅 - 별방리 오로라 (0) 2018.06.15 박지웅 - 팥죽 한 그릇 (0) 2017.12.02 박지웅 - 일요일 아침 아홉시에는 (0) 2017.11.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