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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웅 - 별방리 오로라시(詩)/박지웅 2018. 6. 15. 15:45
별방리 밤하늘은 비옥해 당신과 도망가 살기 좋을까
햇볕 한 톨 빗방울 하나
다 거두어 곡식으로 키우는 양지들의 저녁
당신이 글썽였다
집이라는 말은 저녁에 가장 예쁘다고 말하려다
나는 잠자코
만지던 노을을 수면에 내려놓았다
달다리봉에서 뛰어내리면 저 천체에 밀입국할 수 있을까
당신은 주전자 흔들며 정씨주막에서 막걸리를 받아 오고
나는 별들의 대장간에 취직해 물병자리를 두드리고
그러면 어떨까
삼백년 느릅나무 아래 바둑알처럼 놓였을
밤과 낮들을
그러면 어떨까
골짜기와 봉우리에 채비 마친 꽃들,
밤하늘에 돛을 드리우는 별방리에서 우리,
별방리 : 충청북도 단양군 영춘면 별방리
달다리봉 : 월출봉. 달이 제일 먼저 뜬다는 봉우리로 정월 보름날 마을에서 보면 산과 달이 일직선이 됨.
(그림 : 김상용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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