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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태준 - 1942열차시(詩)/문태준 2018. 5. 31. 18:42
광양에서 하동 지나 삼랑진 지나 물금 지나 부전 가네
세 량의 객차를 달고 가네
북천 사람은 함안 사람을 부르네 함안 사람은 마산 사람을 부르네
나발과 꽹과리를 불고 치듯 시끌시끌하게 덜커덩거리며 가네
젖먹이 아이와 젊은 연인과 축하객이 함께 가네
침침하고 눈매가 가느스름한 김천 출신의 나도 끼여 가네
시냇물에 고무신 미끄러지며 떠내려가듯 가네
소나기구름 실어 나르는 바람의 널빤지 가듯 가네
연한 버들과 높은 미루나무와 먼 무지개를 싣고 가네
들판 수로의 깨끗한 물과 무논에 비추어 보며 가네
무논에 비친 푸른 봄산은 일하는 소가 등에 태우고 가네
신록(新綠)이 가네
보자기를 풀어놓을 시간 만큼 조금 조금씩 역마다 연착하면서
(그림 : 김태균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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