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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태준 - 어느 날 내가 이곳에서 가을강처럼시(詩)/문태준 2017. 9. 12. 00:37
내 몸을 지나가는 빛들을 받아서
혹은 지나간 빛들을 받아서
가을강처럼 슬프게 내가 이곳에 서 있게 될 줄이야
격렬함도 없이 그냥 서늘하기만 해서
자꾸 마음이 결리는 그런 가을강처럼
저물게 저물게 이곳에 허물어지는 빛으로 서 있게 될 줄이야
주름이 도닥도닥 맺힌 듯
졸망스러운 낯빛으로 어정거리게 될 줄이야
(그림 : 임기종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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