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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완하 - 원산도에서시(詩)/김완하 2018. 5. 11. 17:56
하나의 물결로 왔다
물결로 갑니다
봄은 또 봄으로 지고
산철쭉 나리꽃 몇 줄기 고개 꺾어
꽃잎 하나로 온 바다 물들었습니다
다시 이 섬을 떠나렵니다
몇 자락 노을에 쉬이 까무라치며
우리는 다시 섬으로 닫힙니다
섬 안에 많은 섬 있습니다
부서지면서 사는 일,
바다는 파도를 끌어와
몇 조각 김발만 남기고 갑니다
돌아보면,
빈 모래밭일 뿐인데
무엇이 더 큰 그림자로 남겠습니까
몇 개의 봄이 왔다 가는지
오봉산 꼭대기 깨금발로 서서
잉잉 우는 파도에 귀가 저립니다
고요 위에 침묵으로 누워
무엇이 더 큰 북소리, 징소리로 지겠습니까
져간 꽃잎 쉬이 잊히고
꺾인 가지만 남아서
물결로 왔다
하나의 물결로 갑니다
원산도(元山島) : 충청남도 보령시 오천면 원산도3길 37
대천항에서 배로 40분 거리인 원산도는 충청도에 딸린 섬으로는 안면도 다음으로 큰 섬이다.
옛날에는 고란도라 불리다가 1914년 원산도라고 이름지어졌다.
(그림 : 김지영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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