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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일만 - 금연담론시(詩)/박일만 2018. 5. 9. 01:54
김 대리가 무너졌다
내 사전에 불가능은 없다, 작심 삼 개월
외로웠단다
지독히도 외로웠단다
머릿속 휑하고 가슴이 뻥 뚫린 듯
담뱃불로 불붙여주며, 마주 바라보며
웃음꽃 피우던 풍경이 그립더란다
어느 시대 논리로도 풀지 못 할 난제였는데
모순일까 싶어 되짚어 봐도 알 길 없어
김 대리는 다시 불 댕겼다는데
끊고 나면 세상이 달리 뵐 거라는 애당초 작심은
슬그머니 꼬리 감추고 무릎 꿇었다는데
금연은 외롭다
흡연도 외롭다는 세상
그래서 빨간 꽃웃음이나 구름도넛 만들어
위로하는 것이라는데
금연만이 살길이다 설파하던 김 대리
자꾸만 하얀 안도감을 뿜어댄다
머리도 흰 골초 김대리
(그림 : 송금석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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