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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순 - 옹기 김수환시(詩)/이동순 2018. 4. 18. 22:25
아베는
떠돌이 옹기장수
아베 돌아가시고 나서
어매도 두 팔 걷어붙이고 옹기장수
점골에서 만든
질그릇 오지그릇
등에 지고 머리에 이고
어매는 새벽길 떠나 효령 장 가셨다
장날이면
형아랑 해 저물도록
마루에서 어머니를 기다렸지
달빛 밟고 서둘러 걸어오시던 어매세상의 온갖 것
두루 끌어안고 사람들
아픔과 서러움까지도 담아주는
옹기 되라 하셨지
이 나라 황토
흙으로 투박하게 빚어
가마 속 불로 오래 오래 구워낸
옹기 김수환
점골 : 김수환 추기경이 소년시절 약 10년간 살았던 경북 군위군 군위읍 용대리의마을.옹기 : 김 추기경의 아호
(그림 : 조광기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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