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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구락 - 꿈꾸는 돌시(詩)/시(詩) 2018. 1. 25. 09:10
비에 젖어 꽃피는 돌밭
주름 깊은, 청록빛 돌 하나
힘 있는 근육 슬며시 풀며
자욱한 물안개로 푸른 산자락 지운다
눈감으면 돌의 숨결 너머 나직이
물이 흐르고 시간이 흐르고
바람과 우레, 그 위에 설핏 둥지를 튼다
비 그치고, 눈부신 햇살
다시 내려와 앉자
돌은 돌아누워 서서히 잠들며
꿈꾸기 시작한다
하늘이 그의 잠을 다시 깨울 때까지
깊은 주름 속에 고이는 부질없는 꿈으로
조금씩 조금씩 더 야위어가며
(그림 : 윤위동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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