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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선식 - 별빛편지시(詩)/시(詩) 2017. 12. 27. 22:06
한계령의 별빛을 너에게 보낸다
편지 봉투 속에서 달그락거리는 별빛들
손바닥에 쏟아 알약처럼
한입에 털어 넣어보렴
네 안에서 달그락 달그락 살아갈 나는
혼자서도 외롭지 않겠지
오후엔 굵은 비가 내렸다
사람들은 비를 맞으며 천천히 걸었다
더 많은 슬픔으로 젖어있으므로
젖은 만큼 슬픔은 더욱 선명해지고
풀벌레가 주머니 속 별빛처럼
달그락달그락 울자
별빛이, 누군가 엎지른 추억처럼
쏟아지는 밤이 또 왔다
(그림 : 안기호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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