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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할머니 솔껍질 같은 손
그 갈라터진
싸매지도 않고 틈새기로
새빨간 속살이
혀를 내미는 틈새기로
소금물이 저며들 때마다
저 할머니 생고문 같은 진저리
진저리를 치면서도
그걸 다 누굴 주려고
서울간 자식들 그예 주려고
백여 포기 배추를 죄 절이는
저 할머니 갈큇발 같은 손
그 시려터진
싸매지도 않은 틈새기로
새빨간 속살이
혀를 내미는 동짓달 오후.
(그림 : 안호범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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