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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은
언제난 자기 몸의 맨 위
자기 몸의 한가운데
살아 있다.
촛불은
언제나 자기 생의 절정을
자기 생으로 녹여 낸
눈물의 한가운데다.
촛불은
언제나 자기 몸의 가장 환한 곳
가장 높은 곳이다.
그래서 흔들리는 것이다.
오로지
자기 몸에 뿌리내리는 꽃
그래서 촛불은 언제나 낮아진다.
언제나 낮아지면서도
언제나 자기 몸에서 가장 높은 곳
촛불은
가장 높은 곳에서 태어나
가장 낮은 곳에서 사라진다.
자기 몸을 전부 눈물로
자기 눈물을 전부 불로 빛으로
자기 생을 끝까지
전부 꽃으로 피워낸다.(그림 : 이영식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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