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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링에 오른다
이른 은퇴는 실수였다
현역으론 환갑이라며 말리던 친구들이
모두 적이었다
가만히 있어도
시간은 내 배에 소나기 펀치를 퍼붓고
링 밖은 온통 텃세였다
누군가 여덟까지 세는 것 같아
벌떡 일어나는 밤
두 주먹을 턱 위로 올리며 난 중얼거렸다
괜찮아요 할 수 있어요
코너에 몰려 그로기가 되더라도
일대일로 싸우고 싶다
사이드 스텝을 교묘하게 밟는 적에게
턱이 돌아가도록
롱 훅 한 번 날리고 싶다
걱정 마
난 맷집이 재산이야
(그림 : 김호석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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