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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윤호 - 아들의 나비시(詩)/전윤호 2017. 6. 17. 09:55
나는 여태 구두끈을 제대로 묶을 줄 모른다
나비처럼 고리가 있고
잡아당기면 스르르 풀어지는 매듭처럼
순수한 세상이 어디 있을까
내 매듭은잡아당겨도 풀리지 않는다
끊어질지언정
풀리지 않는 옹이들이
걸음을 지탱해왔던 것이다
오늘은 현관을 나서는데
구두끈이 풀렸다며
아들이 무릎을 꿇고 묶어주었다
제 엄마에게 배운 아들의 매듭은
예쁘고 편했다
일찍 들어오세요
버스 정류장까지 나비가 따라왔다
(그림 : 성승혜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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