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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곳엔 탄광이 있었다
등짐에 익숙한 사람들 가난을 버리려 몰려들고
석탄을 가득 실은 열차가 분주하게 나갔다
갱도가 무너져 많은 사람들이 묻히던 날
난 대학을 가려고 탄 더미와 함께 그곳을 떠났다
여자들의 울음소리가
터널 속을 울렸던 걸 기억한다
도원 역엔 새마을 열차가 서지 않는다
특실이 달린 무궁화 열차도
한 번 갈아타야 탈 수 있다
탄광이 없어지면서
이젠 도원 역을 기억하는 사람은 없다
홍수가 나면 굴이 막히고
기차가 오래 들어가지 않던 곳
남에게 신세 지지않는 사람들이
지들끼리 살아가는 곳
그곳을 가려고 청량리역에서 길을 물으면
제대로 아는 이가 없다
(그림 : 김지환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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