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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택수 - 청도산 무우시(詩)/손택수 2017. 7. 5. 10:42
마을 골목에 채소 트럭이 들어왔다
청도산 김장 무우에 물씬한 청도산 사투리
청무우에 흙이 묻어 있고
수염뿌리 몇이 끊어져 나갔다
무우가 뽑힐 때 땅이 저항한 흔적이다
품고 있던 무우를 순순히 뺏기지 않으려고 저항하다가
어느 순간 땅은 무우를 속시원하게 내주었을 것이다
옛다, 이만 하면 됐다
무우를 품은 마음을 한사코
무우를 뽑으려 드는 마음에게로 건네주었을 것이다
해종일 맨발로 밭을 일구다 온 아낙
흙 묻은 무우 통통한 다리를 씻는다(그림 : 오소희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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