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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현금이란 저런 것이다
두 눈에 똑똑히 보이지만
다가서면 없다, 없는
줄이 퉁 퉁
파도소리를 낸다
시퍼런 저 한 줄
양쪽에서 짱짱하게 당겨진
밤이면 집어등이 꼬마전구들처럼 켜져
찌릿찌릿
전기가 흐르는
저 한 줄, 바다 한가운데 드니
구부러져 둥근 원이 되었다
아득하게 트인 감옥이 되었다
배가 바다의 배에 배를 얹고
젖을 빨다 까무룩
잠이 든다
(그림 : 김성호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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