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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곽재구 - 구진포에서
    시(詩)/곽재구 2017. 6. 28. 18:36

     

    몸푼 강심에
    돌들은 모여 무슨 꿈을 꾸는지
    지난 겨울 못다 운 울음이나
    가슴의 금빛 나는 햇살로 엮어
    물먹은 봄빛이 다리 아래 떨어진
    꽃잎들을 다시 서러웁게 울리지는 않는지
    한달음에 자운영 강둑길을 달려
    그리움보다 먼저
    떨어진 꽃잎들이 밀려오는 다릿목 아래
    내 스무살 적 보리피리와 함께 서 있으면
    사랑이여, 속살 푸른 강물 속에서도
    그리움은 더욱 푸르러 물이끼로 설레고
    마음보다 먼저 몸이 작아져서
    잊혀진 얼굴들조차
    강물에 풀어 다시 올릴 수 없을 때
    저 슬픔 많은 은모래 한 알에도
    이제는 어쩌지 못할 세상의 서러운 한들이
    가슴의 불들로 물위를 흘러가겠네.

    구진포() : 전라남도 나주시 다시면 가운리 영산강에 있는 옛 나루터.

    영산강 물길이 구부러지는 곳에 있는 나루라 하여 '구부나루' 또는 '구비나루'라고도 부르는 곳으로, 전라남도 나주시 다시면 가운리에 있다.

    한자로 표기하여 구진포()라 하는데 예전에는 영산강의 물이 앙암바위를 돌아 이곳에서 모여 다시 굽이친다 하여 회진()이라고 불렀다.

    (그림 : 한경식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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