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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을 겹겹 접으니 견고하게 뚫립니다
생생한 과거를 이제 펼칠 수 있습니다
나의 과거에 이르는 속성은
당신에 의한 것이니 내 청춘은 고백에 가깝습니다
이 불안하고 어리숙한 나를 되돌아보게 하는 것은
무모한 기대일지 모릅니다
그래서 많은 것이 사라졌다고 이해하겠습니다
한때의 결의도 사랑도
헌 책에서 뜯겨져나간 속지 같을 때가 있습니다
그럴 때마다 이곳의 공기에게 예감은 선물입니다
시간과 공간이 사라진 기억이란
운명을 은유하면서 일생을 떠돌게 마련이니까요
태연한 그 여백을 오늘이라고 적겠습니다(그림 : 김지환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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