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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로는 삼류 쪽으로 에돌아야 인생이 신파스러워
신신파스처럼 욱신욱신 열이 난다
순정을 척 떼어내자 소나기가 내리고
일제히 귓속의 맨홀로 고백이 휘감겨 들어간다
청춘에서 청춘까지 비릿한 것이 많아서
비밀의 수위에는 밤들이 넘치고 편지들이 떠다닌다
뜨거운 이마에 잠시라도 머물 것 같은 입술,
알싸한 그 접착을 지금도 맹세한다
내내 뜨거울 것, 그리고 내내 얼얼할 것
신파란 눈물이 나는 게 아니라 눈물을 쏟는 것이므로
누군가 나의 눈으로 너를 본다 오래도록,
우리의 날들이 철 지난 전단지처럼 붙어 있다
아직도, 열이 난다(그림 : 장용길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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