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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찬호 - 머리 흰 물 강가에서시(詩)/송찬호 2017. 5. 20. 09:17
봄날 강가에서 배를 기다리며 머리 흰
강물을 빗질하는 늙은 버드나무를 보았네
늘어진 버드나무 가지를 밀고 당기며
강물은 나직나직이 노래를 불렀네
버드나무 무릎에 누워 나, 머리 흰 강물
푸른 머리카락 다 흘러가 버렸네
배를 기다리다 기다리다 나는 바지를
징징 걷고 얕은 강물로 걸어 들어갔네
봄날 노래 소리 나직나직이
내 발등을 간질이며 지나갔네
버드나무 무릎에 누워 나, 머리 흰 강물
푸른 머리카락 다 흘러가 버렸네
(그림 : 구병규 화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