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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동윤 - 늦은 밤 편지.3시(詩)/임동윤 2017. 4. 16. 09:48
누구를 떠나보낸 사람은 안다
눈물 흘리는 일이
모처럼 따뜻해진다는 것을
그대 앉았던 의자는 헐거워졌지만
언젠가 돌아가야 할 위치에서
어둠은 깊어서 별로 뜨고
그대 저 별이었다가
잊힐 수 없는 얼굴이었다가
사방에서 문 닫히는 소리 가득하지만
단풍잎같이 작은 사랑아,
먼저 떠난 그대를 기다리는 밤
마침내 허공을 휘젓는 새가 된다
아주 멀리 있지만
아주 멀리 있지 않는 것처럼
이 허전한 자리가
허전하지 않다는 것처럼, 나는 안다
떠나보내야 할 계절과
만나야 할 계절이
또 하나의 통로라는 것을
밤하늘 아득히 별로 떠서 내려다보는
눈빛 그 황홀,
누군가를 떠나보낸 사람은 안다
서로 빛의 속도로 달려가고 있음을(그림 : 박용섭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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