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챙겨간 마음
차마 꺼내지 못했다
하도 만지작거려 귀퉁이가 닳아버린,
동백꽃 피는 지지난해도
접시꽃 지는 지난해도
눈치만 보다가 그냥 들고 돌아왔다
어느 날
송이 째 툭 져버린 아버지
쑥스럽고 부끄럽던 그 한마디
“아버지 사랑해요.”
마지막 가시는 길
아무도 모르게 귀에 넣어드렸다
(그림 : 정종기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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