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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동규 - 삶에 취해시(詩)/황동규 2017. 2. 17. 11:27
삶에 취해 비틀거릴 때가 있다.
아스팔트 갈라진 틈에 구두 끝을 비비다가
밖으로 고개 내어미는 풀꽃의
쥐어박고 싶을 만치 노란
콩알만한 꽃송이를 보거나
구두 끝에 꽃물 남기고 뭉개진 꽃의 허리가
천천히 다시 들릴 때
봄날 아파트 뜰에서
같이 살며 잊고 지낸 문딩이 새를
문득 새로 만날 때
눈썹이 희고 목이 노란
(이름이 뭐드라, 얼굴 참 낯익은데)
그놈이 까딱 고개 숙여 인사를 한다!
잠시 머릿속이 환해 비틀거린다.
(그림 : 한부철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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