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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매미 소리
어깨에 날개 해달기 위해 십여 년을 땅속에서 기어다닌
저 매미의 소리
어깨 서늘한,
나도 쉰 몇 해를 땅바닥을 기어다녔다
매년 이삿짐을 싸들고
전셋집을 돌아다니기도 했다
꿈틀대며 울기도 고개 쳐들고 소리치기도 했다.
어두운 봄꽃도 환한 가을산도 있었다.
이제 간신히 알게 된 침묵,
쉰 몇 해 만의 울음!(그림 : 안호범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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