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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형만 - 빈산 7시(詩)/허형만 2016. 10. 19. 13:04
아직은 덜 녹은 눈을 젖히고 옹기종기
연초록 풀잎들이 고개를 내밀고 세상을 본다
겨울은 이미 산 아래쯤 내려가고 있는지
시간의 그림자만 구름 꽁무니를 뒤따르고
찬 기운, 팽팽한 적막을 눈치채지 못한 듯
늙은 졸참나무 가지를 흔들어대는 바람
짧은 해가 마악 깊은 계곡을 건너간 자리에서
석양빛 물안개 부드럽게 솟아오르는 소리가 시리다(그림 : 김정기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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