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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문규 - 배밭에서시(詩)/양문규 2016. 8. 24. 11:30
배의 향기는 아버지의 땀 냄새다
무엇을 뜨겁게 쏟아부었는지
입술로부터 아주 작은 희망이 부풀려진다
산등성이 비알진 밭뙈기
배나무 속으로 흐르던
짐승의 뜨거운 눈시울
가지마다 시절에 찌든 잎 비끄러매고 있다
일흔 가까운
빈 수레 같은 생이
누런 봉지 안에서
그믐달보다 더 시린
달빛을 꺼내고 있다(그림 : 이정자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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