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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태일 - 소탕 개탕시(詩)/박태일 2016. 8. 15. 15:01
소탕 개탕 가운데
나는 개탕이다
백주 황주 가운데
나는 백주다
왕청시장 늦은 점심
미끌미끌 얼음발에
땅밑 일층 세 집 가운데 동포 밥집
고수풀도 듬뿍
개고기는 찢어 가늘어서
고사리 나물을 접시째 얹은 꼴인데
백주 잔이 작은 뜻은
가까운 백초구
백초구 어느 아바이가 장 걸음에 석 잔을 넘겨
버스 놓치지 않도록 하기 위한 일이다
왕청 길 나 같은 한국 아바이가
두 잔을 넘기지 않도록 하기 위한 일이다
병풍산 나무 계단
숨 골라 오르게
하기 위한 일이다
소탕 개탕 가운데
나는 개탕이다
백주 황주 가운데
나는 백주다
(그림 : 김재주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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