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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무 - 항아리 속 된장처럼시(詩)/이재무 2016. 7. 2. 18:49
세월 뜸들여 깊은 맛 우려내려면
우선은 항아리 속으로 들어가자는 거야
햇장이니 갑갑증이 일겠지 펄펄 끓는 성질에
독이라도 깨고 싶겠지
그럴수록 된장으로 들어앉아서
진득허니 기다리자는 거야
원치 않는 불순물도 뛰어들겠지
고것까지 내 살(肉)로 품어보자는 거야
썩고 썩다가 간과 허파가 녹고
내장까지 다 녹아나고 그럴 즈음에
햇볕 좋은 날 말짱하게 말린 몸으로
식탁에 오르자는 것이야(그림 : 정경자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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