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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도현 - 물메기탕시(詩)/안도현 2016. 5. 31. 22:30
변산 모항 쪽에 눈 오신다 기별 오면 나 휘청휘청 갈까 하네
귓등에 눈이나 받으며 물메기탕 끓이는 집 찾아갈까 하네
무처럼 희고 둥근 바다로 난 길 몇칼 냄비에다 썰어 넣고
주인이 대파 다듬는 동안 물메기탕 설설 끓어 나는 괜히 서럽겠네
눈 오신다 하기만 하면 근해(近海)의 어두운 속살 같은 국그릇에 코를 박고
한쪽 어깨를 내리고 한 숟가락 후루룩 떠먹고
떠돌던 눈송이 툇마루 끝에 내려앉는 것 한 번 보고
여자가 옆에 있어도 좋고 없어도 좋다는 생각을 하겠네
변산 모항 쪽에 눈 오신다 하기만 하면
변산 모항 : 전라북도 부안군 변산면 도청리 모항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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