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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수경 - 진주 아리랑시(詩)/허수경 2016. 5. 28. 22:54
오고 있네 오고 있네
불씨 빼앗긴 마음에도 그리븐 청청한 눈물
대가야적 말발굽 소리로 오고 있네
인두질로 꼭꼭 다진 금관가야
깨어진 흙그릇에 사금지는 달빛으로 오고 있네
고령가야 벗은 산맥마다
본가야 소가야적 여울물 젖살로 오고 있네
아리랑 참빛결대로
스리랑 옷고름 무너지는 기척
비때죽꽃 서리 내려 가야아낙 아라리요
남정 뼈끝에서 새살 돋는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
남정 비켜 찬 허리춤치 칼집에선
신라의 호적이 우는데
아낙 은장도는 떨려 떨려 우는데
아리랑 산고개마다 불씨 지키던
스리랑 숨살로 뻗어오던 바람이
못 살아 못 살아 타령으로 젖다가
남정 윗저고리 땀내
그리븐 불씨로 포개져서 빛나네
어쩔거나
가야아낙 인두 끝으로
꼭 꼭 눌러 삭히는 옛사랑 아리랑은
어쩔거나 어쩔거나
사람이여(그림 : 조규석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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