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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흠 - 어머니의 봉다리시(詩)/이대흠 2016. 5. 15. 10:22
명절 때면 어머니는 팔남매 자식들
봉다리 봉다리 챙겨주기 바쁘다
큰아그는 자식들 많항께
쌀도 두 차뎅이는 가져가그라
제찬 남은 것도 떡 쪼가리도
여덟 개로 나누어
왁자한 명절 끝에 내 집에 오는 날엔
여섯째인 내게도 서너 개의 봉다리가 주어진다
본가에 갈 때마다 달라붙는 봉다리 때문에
나는 빈 봉지 모아 어머니께 드리지만
어머니의 손을 거친 봉다리들은
어김없이 배가 불러 돌아온다
몇달에 한 번쯤 뵈는 어머니의 얼굴
날이 다르게 검버섯이 늘어난다
어머니의 늘어가는 검버섯
자식들에게 퍼주던 것들
봉다리 봉다리 들어낸 자죽이다
(그림 : 박연도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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