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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사인 - 삼천포 2시(詩)/김사인 2016. 5. 12. 12:03
할망구는 망할 망구는 그 무신 마실을 길게도 가설랑
해가 쎄를 댓발이나 빼물도록 안 온다 말가
가래 끓는 목에 담배는 뽁뽁 빨면서 화투장이나 쪼물거리고 있겄제
널어논 고기는 쉬가 슬건 말건 손질할 그물은 한짐 쌓아놓고 말이라
캴캴 웃으면서 말이라
살구낭개엔 새잎이 다시 돋는데 이런 날 죽지도 않고 말이라
귀는 먹어 말도 안 듣고 처묵고 손톱만 기는 할미는 말이라
안즐뱅이 나는 뒷간 같은 골방에 처박아놓고 말이라
올봄엔 꽃잎 질 때 따라갈 거라?
(그림 : 정의부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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